와이즐리는 마케팅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May 02, 2021 · 5 mins read

와이즐리 면도기,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해서 쓰고 있는 면도기인데요. 부드러운 절삭력 때문에 아침에 늦잠 자고 일어나서 빨리 나가야할 때 비누만 묻혀서 쓱쓱 밀어주면 엄청 빠르게 끝낼 수 있어서 너무 만족합니다.

그런 제게 와이즐리는 ‘기분 좋은 브랜드’입니다. 면도기 성능 때문에 기분 좋아지는 것보단 와이즐리와의 첫만남 때문인데요. 와이즐리를 떠올리면 머릿속을 제일 먼저 스쳐가는 장면은 패키지상자를 열었을 때입니다. 와이즐리 대표컬러인 파란색으로 채워진 상자를 열었을 때 느낀 ‘시원함’, 그리고 경영진들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읽으며 느낀 ‘투명함’, 마지막으로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게 생긴 면도기 디자인 ‘예쁨’

저는 질레트와 와이즐리를 번갈아가면서 쓰는데요. 처음 샀던 면도날 그대로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면도날 1개로 6개월은 쓰는 것 같네요. 피부 트러블은 안나니까 ‘더럽다’라는 말은.. 쉿! 아무튼 2020년 7월 29일에 면도기 세트로 첫구매를 거쳐 2021년 4월 19일 체험세트로 2번째 구매를 이어나갑니다. 와이즐리_구매내역

오랜만에 글을 쓸겸 어떤 브랜드에 대해서 써볼까 고민하다 떠오른 와이즐리였는데 면도기, 쉐이빙젤, 애프터쉐이브로 구성된 체험세트를 8,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길래 덥석 구독 버튼을 눌렀습니다ㅎㅎ 체험세트가 집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도 패키징으로 저를 놀라게 만든 와이즐리 면도기 언빡씽 내용은 후반부에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제 마음 속 브랜딩이 잘 되어있는 와이즐리는 과연 어떻게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검색광고

먼저 광고를 보면 검색광고에 힘을 많이 주는 걸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보이지 않지만 구글, 네이버, 카카오 검색 광고는 ‘면도기’키워드로 값비싼 상위 1~3위권 안에 항상 노출되는 걸 보면 검색광고에 힘 많이 쓰고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면도기_검색결과_구글 면도기_검색결과_네이버 면도기_검색결과_카카오

콘텐츠

두번째로, 최근 온라인 행보를 살펴보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마지막 포스팅이 2020년 7월 7일입니다. 페이스북_와이즐리 인스타_와이즐리

제가 처음 와이즐리를 구매할 때쯤 콘텐츠 생산을 멈추었더군요. 와이즐리의 채용공고를 보면 “저희 팀의 목표는 단순히 더 큰 매출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매출액은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와이즐리 팀은 면도기 시장 뿐 아니라 다른 생필품 시장에서의 불합리함을 해결하고, 최고의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선 면도기 시장과 유사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다양한 생필품 시장에서 최고의 고객경험이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매출보다 최고의 고객경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는데 콘텐츠 제작을 그만 만든 이유는 아마 고객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관련된 콘텐츠보다는 새로운 제품 라인(쉐이빙젤, 애프터쉐이브, 헤어케어 등) 브랜딩에 집중해 제품 간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설계를 만들고 있느라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자사 데이터 확보

세번째로 판매 매체를 보면 와이즐리는 자사몰 외에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조건 자사몰에서만 사게끔 만드는 건 플랫폼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정산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며 무엇보다 고객의 데이터를 온전히 가져올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와이즐리_자사페이지_상품품목

와이즐리가 고객으로부터 가져가는 정보는 면도기 구매시기, 리필 면도날 구매 시기, 쉐이빙젤, 애프터쉐이브 리필 시기 등 고객들 한명 한명의 면도와 관련한 행동패턴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와이즐리 카카오톡 채널 친구수는 24만명입니다. 인스타그램 5천명, 페이스북 3.8만명에 비하면 아주 높은 수치죠. 카카오채널 메세지로 “고객님 면도날 바꿀 때 입니다” 등의 메세지를 보내 리필 면도기 전환율 1%만 갖춰도 21,360,000원(2,400명 x 8900원) 매출이 만들어집니다. 카카오톡 친구 메세지 1건당 15원인데 360만원(240,000명 * 15 = 3,600,000원) 쓰면 ROAS가 600%네요! 와이즐리 웹페이지 회원가입 수는 아마 카카오톡 보다 많을 건데 이 같이 내가 보유한 채널의 회원을 늘리는 방법이 중요한게 요즘 애플과 구글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라며 광고추적제한 업데이트를 슬슬 적용하고 있습니다. 마케팅툴을 쓰는 사람들은 이 상황이 아주 익숙하실테죠. 웹브라우저에서 쿠키를 이용한 타게팅 광고의 효율이 매우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를 타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자사 데이터베이스에 쌓는 고객 데이터를 늘리는 거죠. 자사에 쌓인 데이터 , 이미 우리 서비스를 잘 알고 있는 고객들이기에 그들 대상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왜냐면 고객 유지비용이 신규고객 유치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죠! 우리 서비스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구매까지 망설이는 시간이 적기 때문입니다. 믿고 사니까요ㅎㅎ

리퍼럴 전략

그리고 gift 패키지가 있는데요. 제가 와이즐리 패키징을 처음 열었을 때 느꼈던 감정을 제 지인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을 때, 바로 이 패키지를 선물해주면 좋겠죠? “말로만 하지말고 그냥 보여줘라 쫌” 라고 욕하실 분들을 위해 여기서 언빡씽하는 사진을 공개하겠습니다. 와이즐리_박스 와이즐리_박스_안쪽 열자마자 굉장히 쨍한 파란색 때문에 뭔가 포카리 스웨트가 떠오르면서 시원해지는 기분이랄까요? 색감이 눈에도 편안하고 여는 순간 느껴지는 상쾌함은 제대로 각인이 됩니다. 와이즐리_패키징_스티커 스티커가 잘 떼어지도록 접착력이 없는 부분이 함께 있는 스티커를 사용했어요. 제품을 열 때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굉장히 고민한 흔적들이 스티커 외에도 곳곳에 보입니다. 최고의 고객경험을 위한 노력이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 담겨져 있는거겠죠. 와이즐리_면도기_패키징 박스, 패키징, 면도기 성능, 구성품.. 이게 어떻게 8,900원 구성이란 말입니까. 남는게 없어보일 정도로 패키징에 정성을 들이부었습니다.

체험판이 이정도 인데 선물용은 오죽하겠습니까. 면도기를 쓰는 누구나 만약 이런 선물을 받는다면 안 좋아할 사람 아무도 없을거란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런게 또 와이즐리 고객을 늘리는 전략이죠. 고객 스스로 선물용으로 손색없게끔 디자인된 상품을 지인에게 선물하게끔 만들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친구가 추천하는데 믿고 쓰지 않겠습니까? 고객의 retention을 유지하고 referral 전략으로 면도기 시장 파이를 크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와이즐리_신규사업_채용공고

아시아의 P&G가 되겠다는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의 말처럼 면도기 외 면도보조 제품과 헤어케어 제품 등 제품 라인을 확장하면서 브랜드 세계 확장을 준비하는 모습을 엿보며 과연 어디까지 커질지 기대가 되는 와이즐리입니다.

by 세상 마케팅 이슈를 뿌시고 다니는 PS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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