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잘못해서 스폰서 날려먹은 크로스핏

June 10, 2020 · 7 mins read

오늘은 잘못된 단어 선택으로 계약을 날려먹고 견고했던 브랜드의 충성고객 모두가 등을 돌릴 위기에 서있는 브랜드 크로스핏에 대해 알려드리려합니다.

우리 독자분들이 간편하게 한 입에 먹기 좋게 뿌셔놨습니다.
혹시 ‘아! 나는 통으로 먹는거 좋아해요 psps님. 저 배려 좀 해주세요!’라고 느끼신 분들이 있을까봐 아래에 통째로 먹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입 맛에 맞게 즐겨주세요.


간편하게 먹고 싶다면-

뿌셔먹기
  1. 미국의 보건계측평기연구소가 트위터에 올린 “인종차별주의는 공공 건강의 이슈다”에 “It’s FLOYD-19”라고 리트윗한 CrossFit CEO 그레그 글래스맨.
  2. 플로이드의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인종차별주의자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음.
  3. CEO는 크로스핏 공식 계정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지만 리복, 로그, 크로스핏 챔피언 등 제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관계자들로부터의 비난이 이어짐.
  4. 제휴계약 종료, 선수들의 보이콧 등으로 이어지자 결국 CEO 자리에서 물러남.

통째로 먹고 싶다면-

통째로 먹기 (눌러주세요!)


말 한마디로 파트너십 날려먹은 브랜드, 크로스핏

크로스핏(CrossFit)이란 미국 Greg Glassman이 만든 운동방법론인 동시에 피트니스 클럽 브랜드입니다.

크로스핏 로고

크로스핏 운동은 일반 헬스장에서 오늘은 상체, 내일은 하체 이렇게 특정 근육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게 아니고

“파워리프팅의 ‘최대근력’, 역도의 ‘파워’, 육상의 ‘스피드’ 기계 체조의 ‘협응력’… 서로 다른 영역을 한 데 모으니 장비도 다양해진다. 아령역기 이외에도 크로스핏 체육관에는 케틀벨, 메디신볼, 우드링, 샌드백, 타이어, 심지어 밧줄 등 다양한 운동장비들이 즐비하다.”(출처: 위키백과)

운동은 일반 학원처럼 1시간 동안 하는데 크로스핏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다양한 영역의 운동들을 경험해볼 수 있으며 여기에 게임요소(경쟁)를 더해 참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고강도 운동을 재밌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어 2019년 크로스핏과 제휴를 맺은 운동점이 15,200개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매년 The CrossFit Games를 개최해 크로스핏 스포츠게임을 만들어 팬들에게 도전정신을 불타오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점점 커지다보니 생기는 재정적인 문제로 2011년부터 리복과 타이틀 스폰서를 체결해 TV 중계를 하며 수익을 만들어냈죠.

문제의 사건

그런 리복이 최근 크로스핏 CEO의 트위터 한 마디 때문에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2020년 6월 6일(사진 속 날짜는 미국시간보다 빠른 곳에서 캡쳐되었기 때문에 다른 것. 6월 6일이 맞음) 보건계측평가연구소(Institue For Health Metircs and Evaluation, IHME)에서 Director 크리스토퍼 머레이(Christopher Murray)의 지지선언문 링크를 공유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Racism is a public health issue”(인종차별주의는 공중 건강 문제다)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같은 날 이를 본 CrossFit의 CEO인 그레그 글래스맨은 해당 글에 “It’s FLOYD-19”(이건 플로이드-19이야)라며 리트윗했던 게 문제가 된건데요.

IMHE가 "인종차별주의는 공중의 건강 문제다"라고 올린 트위터에 크로스핏 CEO가 문제의 리트윗을 했다

Floyd는 이전 포스트: 블랙라이브즈매터. 전세계가 지지하다.에서 다룬 2020년 5월 25일 백인 경찰이 숨질 때까지 무릎으로 목을 눌러 사망한 흑인 남성의 이름입니다. 현재 전세계에 퍼진 블랙라이브즈매터 시위를 마치 전세계 700만명의 감염자와 40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야기한 COVID-19와 같은 전염병으로 동일시한 듯한 뉘앙스를 풍겨 외신들은 물론 크로스핏 내부 커뮤니티에서도 비판이 커졌습니다. 그는 인종차별자라며 비난하고 플로이드의 죽음을 가볍게 만들었다라는 비판 또한 받았습니다.

Reebok 반응

이 트윗을 본 크로스핏의 메인 스폰서로서 10년 독점 계약을 맺은 Reebok은

“Our partnership with CrossFit HQ comes to an end later this year. Recently, we have been in discussions regarding a new agreement, however, in light of recent events, we have made the decision to end our partnership with CrossFit HQ.”
“크로스핏과의 파트너십은 이번 년으로 끝나게된다. 최근 새로운 계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이슈로 크로스핏 본사와의 파트너십을 끊기로 결정했다.”

ROGUE 반응

2010년부터 CrossFit Games의 메인 장비 제공 업체이자 역도 바벨, 플레이드, 크로스핏 박스 등 피트니스 관련 장비 제조 및 유통 업체인 로그 피트니스도 Glassman의 트윗에

“Rogue does not support the latest statements made by the CrossFit CEO, Greg Glassman. His comments are unacceptable under all conditions.”
“우린 크로스핏 CEO 그레그 글래스맨의 가장 최근 발언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의 발언은 그 어떤 조건으로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크로스핏 CEO의 발언에 크게 실망해 크로스핏 대회 스폰서를 그만할 것이며 앞으로의 크로스핏 행보가 파트너십에 영향을 줄것이다라고 말하는 피트니스 기구 제작 및 공급 업체 로그

이어 2020년 ROGUE Invitational(크로스핏 대회)에 CrossFit 로고를 제외할 것이며 앞으로 크로스핏 대회에 장비 스폰서가 될지 말지는 CrossFit 리더십의 향후 태도에 달려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크로스핏 선수들의 반응

CrossFit Games 4회 우승자이자 크로스핏의 대표 인물인 Rich Froning은

크로스핏 게임 4회 우승자 리치 프로닝이 인스타그램에 크로스핏 CEO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업로드

그의 140만명 팔로워에게 우리 모두가 뭉쳐야 하는 시기에 균열을 야기하는 냉담한 발언을 하는 리더십에 충성심을 유지하기 불가능하다라며 크로스핏 CEO를 비판했습니다.

크로스핏 게임 3회 우승자인 티아 클레어는 크로스핏과 함께하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크로스핏의 향후 방향성에 달려있다고 130만 팔로워에게 전했습니다.

크로스핏 3회 우승자 티어 클레어가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게 크로스핏 CEO의 트위터 관련 내용을 언급한다

보이콧하는 선수들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아예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선수들도 나타났는데요. Chandler Smith, Noah Olsen 그리고 Kristi Eramo는 I’m out 사진을 포스팅하며 많은 고민 끝에 대회 출전 포기 의사를 전한다 밝혔습니다. 그들의 출전의사는 앞으로의 크로스핏 행보에 달려있다고도 전했습니다.

검은색 배경에 쓰여진 I'm out. 크로스핏 선수들이 대회 출전을 보이콧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포스트

결국 트윗 이후 3일간 비판이 이어지자 Glassman은 6월 10일 CEO에서 ex-CEO가 되었습니다.

크로스핏 CEO는 진짜 인종차별주의자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레그 글래스맨의 논란의 트위터와 리트윗

그는 IHME을 향해 “너네들이 잘못 만든 (전염병 확산 시뮬레이션)모델이 우릴 모두 가뒀는데 이젠 인종차별주의 해결 모델까지 만드시겠다? 조지 플로이드를 죽인 잔인한 살인이 전국 시위로 번졌다. 격리조치만으로 모든 연령과 모든 정치적 제도 아래 의심, 불신, 그리고 폭동의 흐름이 동반됐다”라고 했습니다.

왜 IHME를 비난해?

그가 IHME를 비난하는 이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quarantine 조치를 결정하는데 IHME의 모델이 중요 역할을 했기 때문인데요. 2020년 미국에서 COVID-19으로 인한 사망을 예측하는 모델을 발표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모델에 결함이 있음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개발하는 전염병 가이드라인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격리조치에 화가난 Greg Glassman은 예측하는 모델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한 IHME의 최근 블랙라이브즈매터를 지지하는 트윗이 아니꼬왔던 겁니다.

그러나 그가 던졌던 부메랑이 그가 다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렸습니다. IHME를 비판하려는 목적으로 내보낸 트윗 한 문장이 단단히 쌓아온 브랜드와 그 커뮤니티를 흔들어 무너트린 작은 날개짓이 된겁니다.

마무리

최근 장성규의 워크맨에서도 편집자가 실수로 일베 용어를 자막으로 달아 뭇매를 맞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의도적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보는 사람 으로 하여금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 단어 또는 문장을 사용해 브랜드에 피해를 입히는 일은 최대한 줄여야겠죠.

이번 크로스핏 트위터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sns 또는 공식 석상에서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못된 단어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날려먹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만들지 않아야겠죠.

이런 문제는 브랜드 홍보를 담당하는 마케터뿐만아니라 대표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단 한명의 잘못된 언행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세상 마케팅 이슈를 뿌시고 다니는 PSP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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